미 검찰, 트럼프 취임준비위원회 자금 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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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 취임식 장면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 장면

미국 뉴욕의 연방 검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준비했던 '취임 준비위원회'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 "대가성 바라고 준비위에 기부했는지 수사 착수" #트럼프 변호사 코언 압수수색에서 관련 자료 확보된 듯

모금한 자금을 위법하게 집행했는지, 또 여기에 기부한 이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접근이나 영향력 행사,각종 정책적 혜택 등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수사는 현재 초기 단계"라고 보도했다. 자금유용은 연방법 위반이며, 기부에 대해 대가가 오갔을 경우에는 연방 반부패법 위반이 적용된다.

트럼프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2016년 11월 대선 승리 이후 취임식이 있은 2017년 1월 20일까지 1억700만 달러(약 1912억원)를 모금했다. 2008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모금액의 거의 두 배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016년 취임을 축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016년 취임을 축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

검찰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지난 4월 압수수색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당시 코언의 개인 비리 혐의 등과 관련해 집과 사무실, 호텔 방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코언과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의 자문역할을 했던 스테파니 윈스턴 울코프 두 사람 간의 대화 녹음물이 확보됐고, 울코프가 취임준비위의 자금 집행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내용이 포함됐다.

취임 준비위원회의 세금 관련 서류에는 울코프가 이끄는 'WIS 미디어 파트너스'에 2580만 달러가 집행됐다. 이는 준비위원회가 집행한 자금 가운데 최대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왼쪽).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왼쪽). [AFP=연합뉴스]

이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45일 전에 설립됐다. 2580만 달러 중 160만 달러는 울코프 본인과 수 명의 파트너에게, 나머지는 하청 계약자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검찰은 트럼프 캠프의 부본부장 출신인 리처드 게이츠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는 취임식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그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으로부터도 돈세탁과 탈세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아왔으며 특검에 유죄 책임을 인정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 캐피탈' 창업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30여년 지기인 토머스 배럭 주니어가 위원장이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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