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살다 호국의 별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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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성대 중령과 고 이재욱 소령 영결식이 9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 강당에서 열렸다. 이 소령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정을 실은 차를 향해 공군 경례구호인 "필승"을 외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구=조문규 기자

훈련 도중 F-15K 전투기와 함께 산화한 고 김성대(36.공사 41기) 중령과 이재욱(32.공사 44기) 소령의 영결식이 9일 오후 대구 제11전투비행단 강당에서 부대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두 조종사의 유가족, 김성일 공군참모총장과 장병 등 700여 명이 참석해 고인들을 애도했다. 영결식은 개식사, 경례와 약력 보고, 조사, 추모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묵념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상길 제11전투비행단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들은) 하늘이 좋아 하늘에서 살다가 이제 조국을 지키는 영원한 '호국의 별'이 됐다"며 "조국을 위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영공수호의 숭고한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단장이 조사를 낭독하던 중 목이 메어 잠시 멈추자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새어 나왔고 이 단장은 울음을 삼키며 간신히 조사를 끝마쳤다.

이어 김 중령과 이 소령의 공사 동기 대표들이 지난날을 회고하자 장병들과 유족들이 슬픔을 이기지 못해 행사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두 조종사의 부인과 김 중령의 아홉 살 된 아들은 영결식 내내 오열했다. 영문도 모르는 이 소령의 네 살짜리 아들은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필승" "필승" 하며 연거푸 거수경례를 해 유족과 장병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김 중령의 딸(4)은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철없이 잠을 자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두 조종사의 유해는 부대 정문까지 4㎞ 정도 도열한 장병 5000여 명의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옮겨져 장교 묘역에 안장됐다.

대구=홍권삼 기자<honggs@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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