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구간 연장에도 운행횟수 그대로…'지옥철' 우려 현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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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3단계 연장구간 개통 뒤 첫 평일을 맞은 3일 오전 2호선과 환승역인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9호선 3단계 연장구간 개통 뒤 첫 평일을 맞은 3일 오전 2호선과 환승역인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 개통 뒤 처음 맞는 평일 출근길. 3일 오전 최악의 혼잡도로 악명 높은 9호선 강서→강남 구간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서울시 메트로는 지난 1일 송파·강동구 소재 8개 역(삼전~중앙보훈병원)을 일컫는 9호선 3단계 구간에서 열차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개통 후 이틀 간은 주말이라 노선 연장으로 인한 큰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월요일인 이날은 사정이 달랐다.

8개 역이 추가됐지만 급행·완행 열차의 하루 운행 횟수는 같다. 때문에 오히려 기존 열차는 출근시간대 배차 간격이 40초∼1분 30초 늘어났다. 9호선을 이용하는 승객 역시 증가해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앞서 서울시는 이번 3단계 개통으로 8개 역 9.2㎞ 구간이 추가되면서 기존 강서∼강남 구간의 승객이 최고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9호선 혼잡도는 3단계 개통 전에도 이미 163%에 달했다. 여기에 승객 15%가 더해지면 혼잡도가 173%가 된다. 지금도 160명이 정원인 열차 1량에 261명이 탑승하는데 277명으로 증가한다는 뜻이다.

실제 이날 9호선을 이용한 시민들은 "'지옥철'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뒷사람이 미는 힘으로 겨우 몸을 구겨넣어야 열차에 탈 수 있었다. '윽'하는 탄식이 터져나왔고 다른 승객들에 빽빽이 둘러싸여 한치도 움직일 수 없었다. 비까지 오면서 이용객들의 불쾌감은 고조됐다.

이에 반해 새로 개통된 강동→강남 구간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오전 8시 4분 종점인 중앙보훈병원역에서 출발한 급행열차는 한 정거장 만에 자리가 다 찼지만, 신논현역에 이르기 전까지는 서서 독서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객실은 고속터미널역에 와서야 '만차'가 됐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염창역 여의도 방향 급행열차는 발 디딜 틈 없었다. 많은 이용객들이 꾸역꾸역 탔지만 열차에 오르지 못한 승객이 절반은 됐다. 역 직원은 연신 "다음 열차를 이용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그러는 사이에도 계단으로 시민들이 끊임없이 내려왔다.

서울시는 지하철 혼잡 우려가 높아지자 "현재 4칸이었던 급행열차 20대를 이달부터 6칸으로 늘리고 내년까지 일반열차도 모두 6량 열차로 바꾸기로 했다"며 "이용현황을 지켜본 뒤 추가 열차확보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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