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母 "아들 만난다니 고마울 따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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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고교생 시절 납북된 김영남(당시 16세)씨의 모친 최계월(82)씨는 8일 북한측이 6.15공동선언 6주년 특별 상봉행사를 마련해 모자 상봉을 주선키로 한 데 대해 "아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줘 너무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씨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들을 만난다니 믿기지 않는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회견에 함께 참석한 누나 영자(48)씨는 "이렇게 빨리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해 충격적일 정도다. 통일부에서 6월말쯤 상봉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영자씨는 이날 방북 의사를 밝히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낭독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측이 상봉을 주선키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호소문 대신 "가족의 숙원이었던 영남이와의 만남을 가능하게 해 줘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이든 별도 만남이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겠다"며 "영남이와의 만남이 첫째 목표이기 떄문에 송환 등 제반 문제는 이후 정부, 가족과 논의해 차근차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일본인 납북자인 요코다 메구미 가족이 함께 가 외손녀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영자씨의 바람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납북자 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북한이 만남을 주선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김영남의 실체를 인정한 것으로 본다"며 "납북자 가족들의 숙원인 생사확인 등 납북 문제가 본격적으로 해결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납북자 관련 특별법 제정을 약속대로 이행하고 북한도 납치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납북자들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달 방일 떄 일본측이 모친의 방북을 반대하는 등 납북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납치 문제와 관련해 특정 일본 단체와는 협력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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