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판팅위를 이기고 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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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 [사진 사이버오로]

박정환 9단 [사진 사이버오로]

박정환 9단이 중국 판팅위 9단을 꺾고 한국에 첫 승리를 안겼다.

27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 9국에서 박정환(25) 9단은 판팅위(范廷鈺ㆍ22) 9단에게 18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박 9단은 내년 2월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3차전 10국에서 일본의 일인자 이야마 유타 9단을 상대로 대결을 이어간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바둑을 총평하자면. 

"초반에는 자주 보는 익숙한 포석으로 뒀고,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제 돌을 공격당하면서 기분 나빠졌던 거 같은데 패에서 잘 타협이 되어서 만만치 않은데 괜찮았고, 마지막에 타개가 잘 되어서 이긴 거 같다."

초반에 바둑돌을 세게 놓던데.

"원래 돌을 세게 놓는 편이 아닌데, 오늘 대국에선 기세에서 앞서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돌을 세게 놓은 거 같다."

어떤 장면에서 승리를 확신했는지 궁금하다.

"중앙에서 한점을 때려낼 때 기분이 좋았고, 중앙에서 두 칸 뛰었을 때는 잘 공격이 안 될 거 같아서 승리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정환 9단(오른쪽)과 판팅위 9단 [사진 사이버오로]

박정환 9단(오른쪽)과 판팅위 9단 [사진 사이버오로]

이세돌 9단보다 먼저 출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이세돌 사범님이 먼저 나가라고 하면 먼저 나가려고 했는데, 별말씀이 없으셔서 자연스럽게 내가 자연스럽게 마지막에 나가게 된 거 같다."

오늘 대국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가.

"2년 전이랑 똑같은 상황이었다(당시도 판팅위 9단이 7연승을 했고, 박정환 9단이 판팅위의 8연승을 저지했다). 내가 지면 한국팀이 부산에서 끝나기 때문에 책임감이 컸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판팅위 9단이 연승을 쌓아가고 있을 때 심경은 어땠나.

"판팅위가 기세가 좋고 대국 내용이 좋은 거 같아서 나까지 순서가 올 거 같았다. 그래서 컨디션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앞으로 대국에 대한 각오는.

"이야마 유타 선수는 정말 대단한 선수이고, 일본에서 10년 정도 일인자를 유지하고 있는 선수인데 잘 준비하겠다. 또한 중국 선수가 많이 남았는데 (마지막에 나올) 커제 9단과 꼭 두고 싶다."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지금 우승을 말하기는 조금 이른 거 같고 한 판 한 판 상대의 바둑을 연구하며 준비해야 할 거 같다."

부산=정아람 기자 aa@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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