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兆 내년 연기금 투자…올해보다 57%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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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내년도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최대 5조원 늘어난다.

정부가 23일 확정한 '2004년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연기금의 주식시장 투자액은 올해 8조8천억원에서 내년에 13조8천억원으로 약 57%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연기금이 직접 증시에 투자하는 금액이 3조9천억원 증가하고, 증권사와 투신사 등에 돈을 맡겨 투자하는 간접투자액이 1조1천억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의 연기금 비중은 올해 2.4%에서 내년 말 3.8%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식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은 여전히 은행 및 채권시장을 선호할 전망이다.

내년 연기금 여유자금은 총 90조3천억원으로 올해 57조5천억원보다 57% 증가하는데, 이중 상당부분을 주식보다 은행 상품이나 채권에 투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회사채.금융채 투자가 38조4천억원으로 올해보다 47.1%(12조3천억원) 늘어난다. 또 단기상품인 MMF나 정기예금 등에 맡기는 돈이 7조2천억원으로 1백49%(4조3천억원) 증가하고, 증권.투신 예탁규모도 14조1천억원으로 1백39%(8조2천억원) 늘어날 예정이다. 국채 매입 예상 규모도 올해보다 32.7% 증가한 14조8천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증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기금관리기본법을 고쳐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독려해도 지금의 투자패턴이 금방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여유자금은 단기 금융상품에 맡길 수밖에 없지만, 증권사나 투신사 등에 맡기는 자금 중 15% 정도만 주식시장에 넣는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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