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문협회 모스크바 총회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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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WAN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 AP=연합뉴스]

언론인의 '유엔 총회'로 불리는 세계신문협회(WAN) 제59차 총회가 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신문 제작 책임을 진 편집인의 모임인 세계에디터포럼(WEF)도 함께 열린다. '신문,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주제로 열리는 총회엔 110개국에서 1700여 명의 언론인이 참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개막 축하차 참석했다.

개막식에선 러시아의 언론 상황을 놓고 WAN 회장과 푸틴 대통령이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개빈 오레일리 WAN 회장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선 언론의 자유가 필수적인데 러시아에선 언론에 대한 통제가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가로부터 자유로운 방송사가 존재하지 않는 러시아의 현실을 볼 때 언론의 자유가 구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에 의한 미디어 통제는 결국 러시아 발전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만3000개의 정기 간행물이 발간되는 상황에서 언론을 일일이 통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10여 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언론 문제에 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언론의 자유가 크게 신장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언론의 자유를 구가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책임과 신뢰 또한 중요하다"며 "러시아 언론 역시 스스로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막식에선 정부의 박해 속에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해 온 이란의 언론인 아크바르 간지가 '골든펜상(언론의 자유 수호상)'을 받았다.

'혁신'이란 주제가 상징하듯 이번 총회와 포럼에선 뉴미디어 시대 신문의 미래상과 경쟁력 제고 방안이 논의된다. '신문 혁신 전략''디지털 혁신''시민 저널리즘''주말판과 지역 신문의 전망' 등 다양한 주제별로 회의가 진행된다. 전 세계 신문 중 혁신 성공 사례를 모아 '글로벌 혁신 리포터'도 발표된다. 젊은 세대를 끌어안기 위한 전략, 인터넷 포털과의 상생 방안을 찾는 자리도 준비돼 있다.

이번 총회엔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인 악셀 슈프링거의 마티아스 되프너 회장 등 세계 미디어 업계의 '큰손'들이 대거 참가했다. 한국에서도 한국신문협회장인 매일경제 장대환 회장, 중앙일보 권영빈 발행인, 동아일보 김재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모스크바=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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