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당겼는데..." 도쿄올림픽 마라톤, 새벽 5시30분에 시작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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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주경기장.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AP=연합뉴스]

 2020년 도쿄올림픽 마라톤 경기가 새벽 5시30분에 시작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21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마라톤이 열릴 8월초 폭염으로 인한 선수들의 건강을 고려해 이르면 5시30분에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초에 일본은 올림픽 유치시 마라톤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7시30분으로 정했다 지난 7월 이보다 30분 앞당긴 7시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 7~8월 일본 내 전문가 집단에서 도쿄올림픽 마라톤이 새벽에 출발해야 한단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마쓰모토 다카아키 주쿄대 교수는 지난해 7월 말과 8월 초, 올해 8월 초 각각 15일에 걸쳐 마라톤 코스의 온도를 실제로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오전 7시부터 3시간 가량 마라톤이 진행될 경우 절반에 가까운 구간에서 '운동 중지'에 해당하는 31도 이상의 고온이 측정됐다. 또 요코하리 마코토 도쿄대 교수(도시공학)는 “마라톤을 안 하는 게 최고의 대책이고, 두 번째는 (북쪽) 홋카이도나 나가노에서 달리는 것이다. 세 번째는 새벽 2~5시에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 경기. 한국 김도연(544번) 등 선수들이 시내를 달리고 있다. 이 대회는 오전 6시에 시작됐다. [연합뉴스]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 경기. 한국 김도연(544번) 등 선수들이 시내를 달리고 있다. 이 대회는 오전 6시에 시작됐다. [연합뉴스]

이같은 주장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마라톤 시작 시간을 오전 5시30분 또는 6시로 앞당기는 방안을 IOC와 경기단체 등과 조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침은 다음달 정식 결정된다. 다만 선수들 사이에선 경기 시작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컨디션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현지 더위와 교통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면서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6시로 설정했다. 당시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새벽 2시에 기상해 식사를 하는 등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은 바 있다.

김지한 기자 kim.jl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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