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서 심장마비 발생하면…무인기가 심장충격기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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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로 전달받은 심장충격기를 사용해 환자를 응급처치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무인기로 전달받은 심장충격기를 사용해 환자를 응급처치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앞으로 북한산국립공원을 오르다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긴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무인기(드론)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고 장소까지 자동 심장충격기(AED)를 운반하는 무인기(드론)를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운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심장충격기를 전달하고 경고 안내 방송을 하는 무인항공기(드론, 이하 무인기)를 다음 달부터 북한산과 태안해안 국립공원 등에 본격 도입한다고 18일 밝혔다.

자동 심장충격기를 운반하는 구급용(앰뷸런스) 무인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동 심장충격기를 운반하는 구급용(앰뷸런스) 무인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심장충격기를 전달하는 '구급용 무인기'는 산악지역에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의 황금시간(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무인기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고 신고한 사람의 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파악해 자동 심장충격기 등을 담은 응급구조 상자(키트)를 전달한다.
무인기는 응급구조 상자를 전달할 때 '탄소강 쇠줄(카본 와이어)'을 사용해 안전하게 하강시키게 된다.

순찰 안내방송 무인기는 해상·해안 국립공원 순찰선에서 쓰레기 투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계도·경고 방송을 할 때 사용한다.
방송용 스피커뿐만 아니라 열화상 카메라와 탐조등(서치라이트)을 탑재해 주·야간 공원자원 훼손과 안전사고 예방에도 활용된다.

국립공원에서 활용하게 될 순찰 안내 방송 무인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에서 활용하게 될 순찰 안내 방송 무인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북한산과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드론을 시범 운영했으며, 현장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점차 전국 국립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구급용 무인기는 북한산에 본격 도입되며, 순찰 안내 방송 무인기는 태안해안과 한려해상, 변산반도 국립공원 등에 연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또 내년 6월에는 지리산과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에도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한 무인기는 모두 국내 업체가 개발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무인기를 도입해 과학적인 공원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에서 활용하게 될 다중순찰 무인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에서 활용하게 될 다중순찰 무인기.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면적이 넓고 지형이 험준한 국립공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드론을 도입했으며, 현재 72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맞춤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무인기가 없어 실제 활용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7월부터 국산 무인기 제작업체를 대상으로 공원관리 맞춤형 무인기 개발을 요청, 12회에 걸친 시범 운용을 진행했다. 시범운용에는 13개 업체와 대학이 참여했다.

시범 운용을 거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구급용 무인기와 순찰 안내 방송 무인기, 다목적 고정익 무인기, 수직이착륙 무인기 등 5개 기종을 공원관리 우선 도입 기종으로 선정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이 가운데 3대를 구매하고, 3대를 임차해 사용하기로 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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