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같았던 '원샷원킬'... 약속 그대로 지킨 '대세' 황의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는 황의조. [연합뉴스]

17일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는 황의조. [연합뉴스]

 17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 한국과 호주의 A매치 평가전 초반, 호주 축구대표팀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20분까지 슈팅만 7개를 내주면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단 한번의 기회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후방 오른쪽에서 김민재(전북)가 길게 올린 롱패스를 중원에서 잡아낸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거침없이 상대 진영을 향해 드리블한 뒤 페널티 지역 안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했던 경기를 한번에 풀어냈던 선제골이었다. 비록 경기 막판 동점골을 내줘 호주와 1-1로 비겼지만, 황의조의 진가를 확인했던 경기였다.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는 황의조가 A대표팀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터뜨리며 금메달 획득의 주역이 된 황의조는 올해 한국 축구에서 가장 ‘핫’한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도 최근 6경기 연속 골이자, 시즌 20골을 넣은 그는 강등권에 머물렀던 팀을 1부리그로 잔류시키는데 기여했다. 미야모토 스네야스 감바 오사카 감독은 “황의조는 매우 믿음직한 존재다. 지금 레벨에선 만족하지 않을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는 벤투 감독 부임 후 A대표팀에도 꾸준히 뽑혀왔다. 그리고 지난달 10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에 이어 또한번 골맛을 봤다.

17일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성공시키는 황의조. [연합뉴스]

17일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성공시키는 황의조. [연합뉴스]

하반기 들어 한국 축구의 '대세'로 뜬 황의조는 아이돌급 인기도 모았다.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평상복을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간 황의조를 수십 명의 여성 팬이 마냥 기다렸다.  그가 화장실 밖으로 나오자 환호성이 터졌다. 황의조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는 등 ‘즉석 팬 서비스’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이어간 골 감각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가 공언한대로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골 감각을 그대로 발휘했다. 긴 패스에서 적절하게 공간을 찾아낸 뒤에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고 골까지 연결시켰다. 물오른 감각을 이어간 황의조가 '대세 선수'임을 또한번 입증해보이는 순간이었다. 비록 전반 막판 부상으로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아웃됐지만, 아시안컵을 두달여 앞둔 대표팀에겐 값졌던 '황의조의 45분'이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