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맞고 숨진 초등생, 국과수 1차 소견 "사망원인 미상"

중앙일보

입력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액 주사(링거)를 맞은 뒤 숨진 초등학생의 사인을 확인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13일 국과수로부터 숨진 A군(11)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을 확인할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 부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해왔다"며 "정밀 부검 결과는 2~3주 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인천연수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사진 인천연수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경찰은 A군이 숨진 인천 연수구의 B종합병원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날부터 해당 병원에서 A군을 진료한 간호사와 의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A군에게 링거 주사를 놓을 당시 상황과 의약품 관리 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국과수 "정확한 원인 파악하려면 정밀조사 필요" #병원 간호사, 의사 등 오늘부터 참고인 신분 조사 #경찰은 의약품 관리 조사, 인천시는 병원 감독 나서

앞서 A군은 지난 9일 오후부터 복통 등을 호소해 10일 인근 병원에서 감기와 장염 치료제를 처방받은 뒤 귀가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12일에도 고통을 호소해 오후 3시쯤 B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은 A군에게 혈액검사를 한 뒤 링거를 놓고 장염 치료제도 주사했다.
A군은 병원에서 심전도검사 등을 받은 지 10분 후 구토·발작 증세를 보였고 이날 오후 4시30분쯤 사망했다.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인천시 측은 B병원으로부터 "A군이 심장 근육 등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이나 심내막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전달 받았다.
경찰은 해당 병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한 데 이어 당시 병원 내부 폐쇄회로 TV(CCTV)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A군을 포함해 인천에서만 두 달 사이에 4명이 사망하면서 인천시도 의료기관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인천시는 이날 오전 '의료기관 집중점검 및 관리·감독 강화 긴급회의'를 열고 각 군·구 보건소에 의료기관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하기로 했다.
특히 감염으로 인한 환자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각 의료기관의 일회용 주사용품 관리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2018년 인천광역시 응급의료 협력강화 워크숍'을 열고 응급의료기관 20곳의 종사자와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의료 관련 감염 예방관리 및 의료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대한 교육을 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의원급 의료기관 대상으로 의료 관련 감염 표준예방 지침을 개발·배포해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