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 못 이기는 팀 16강 진출 꿈 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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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G조에서는 토고를 제외한 세 팀이 16강을 다툰다. 토고는 잊어도 된다. 토고를 못 이기는 팀이 탈락한다."

독일 월드컵 G조의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매우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한 사람은 프랑스의 스포츠일간지 레퀴프의 축구기자인 뱅상 뒤뤼크(43.사진)다. 뒤뤼크는 23년 동안 스포츠 기자로 일한 베테랑이며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2002년 한.일 월드컵, 지난해 피스컵 국제축구대회 등 네 차례 한국을 방문해 취재한 적도 있다. 그는 "2002년 한국 대표팀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프랑스 국민도 한국 대표팀의 스피드와 체력은 익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인 클레르퐁텐에서 만난 그에게 프랑스와 한국, 그리고 독일 월드컵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프랑스의 독일 월드컵 예상 성적은.

"2002년엔 멀리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로 생각하기로 했다.(웃음) 프랑스팀은 역대 최고로 좋은 컨디션에서 훈련하고 있다. 98년 우승 당시보다 낫다. 98년 당시엔 부상 선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고 준비기간도 98, 2002년 때보다 길다. 유럽에서 대회를 치러 시차 적응이 필요없는 이점도 있다."

-프랑스 언론에서 도메네크 감독에 대한 비판이 심한데.

"선수들은 자신만 책임지면 되지만 감독은 자신뿐 아니라 선수들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감독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에메 자케 감독은 지금보다 훨씬 심하게 언론의 도마에 올랐지만 우승을 이끌었고, 4년 뒤 로저 르메르 감독 때는 비판할 것이 있어도 언론에서 입을 다물었다. 한국에서도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은 히딩크 감독이 4강을 일궈냈다. 반면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언론이 관대하다. 계속 비판해야 한다."

-지네딘 지단의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나.

"나이가 체력에 영향을 끼치는 건 당연하다. 지단으로서는 이번 월드컵처럼 직전 시즌에 소속팀에서 적은 시간 출장한 적이 없었다. 또 이번처럼 오랜 기간 준비한 적도 없었다. 물론 34세인 적도 없었다.(웃음)"

-한국팀은 박지성을 중심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데 '박지성의 한국팀'을 어떻게 보나.

"박지성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팀에 가장 효율적이어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박지성의 기량이 뛰어나 그렇게 하는 것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블린(프랑스)=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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