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용사들 노벨상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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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988년 유엔평화유지군이 수상한 노벨평화상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도 적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에 부풀었던 미국 참전용사들이 '사실 무근'이란 소식에 허탈해 하고 있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고령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100여 명은 자신들도 노벨평화상 대상에 포함된다는 얘기를 듣고 노벨평화상 메달과 상장 사본을 구매했다. 이를 구입하는 데 1인당 115달러 정도가 들었다.

그러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가 88년 노벨평화상은 56년 이후 국제분쟁 해결에 기여한 유엔평화유지군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은 그 전인 53년에 이미 정전협정으로 마무리됐다. 신문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메달 복사본을 사게 된 것은 사기나 오해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며 "노벨위원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노벨평화상 메달을 복사할 권리를 가진 곳은 노르웨이 유엔군 참전용사협회. 덴마크의 판매회사는 이 협회의 승인 아래 메달과 상장 복사본을 제작해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판촉광고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에는 약 1만7000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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