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교육'을 시켜야 하는 이유 아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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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은 무엇을 배웠니?"라고 묻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유대인 어머니들은 "오늘은 선생님에게 무엇을 물어봤니?"라고 묻는다고 한다. 즉 배움은 외부로부터의 주입이 아닌 바로 아이 스스로에게서 비롯된다는 인식이다.

얼마 전 조기교육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보다가 '조기교육'이 아닌 '적기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어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취학 전 가정에만 있던 아이에 비해 외부기관에서 교육받은 아이가 취학 후 학습능력이 더 뛰어나다.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처럼 취학전 교육이 무조건 해롭다고는 할 수 없다. 아이의 발달과정에 맞는 적절한 학습으로서의 취학전 교육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모든 활동은 뇌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뇌의 기능은 사람.연령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구체적으로 유아기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우선 지능의 경우 만 4세까지는 50%, 만 8세까지는 80% 이상이 발달한다. 뇌세포는 7세쯤 되면 90%가 완성되며 성격도 거의 형성된다. 뿐만 아니라 신체.언어.사회성.감성.도덕심 등이 통합적으로 길러지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아이와 성인은 대뇌 신경세포 수가 동일하며 살아가면서 사고 등으로 줄어들 수는 있으나 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이가 주위환경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뇌세포는 상호관계를 넓히면서 더욱 복잡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뇌의 무게도 증가한다. 아이의 뇌는 아직 성숙되지 않아 여러 부위의 회로가 엉성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며 아이가 앞으로 1~2년 후에 배울 과정을 미리 가르치면 효율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뇌의 발달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사람의 뇌는 연령에 따라 부위별로 발달한다. 적기교육은 부위별 발달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감성지능은 2~4세 때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 또한 이 시기의 유아들은 사물과 사람의 의미와 역할을 파악하고 명칭을 붙일 수 있게 된다. 이때 아이와 함께 각 사물에 이름 붙이는 게임을 하면 인지발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엄마가 연필을 한 개 들고 "이것은 연필이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우리는 글씨를 쓸 때 연필을 사용한단다. 연필로 쓰면 지우개로 지울 수도 있단다"처럼 사물의 기능을 함께 말해줄 때 아이는 사물을 폭넓게 보게 된다.

간혹 유아기 교육을 조기교육으로 오인해 무리한 자극과 경험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할 것이 아니라 알맞은 영양분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유불급(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라는 옛 어른들의 지혜를 살펴 조기교육에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아이의 관심사 및 눈높이에 맞춘 적기교육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재환 (주)위즈코리아-위즈아일랜드 대표이사 ,(031) 716-5009 , www.wizis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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