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 풀린 강정호, 피츠버그에 남을 가능성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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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하지만 피츠버그에 남을 가능성도 높다. [AP=연합뉴스]

강정호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하지만 피츠버그에 남을 가능성도 높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거 강정호(31)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하지만 원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남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피츠버그는 3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내야수 강정호와 조디 머서를 FA로 풀었다고 발표했다. 피츠버그는 2015년 강정호와 4+1년 계약을 맺으면서 2019년엔 구단이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계약 연장을 원한다면 내년엔 연봉 550만 달러(약 63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계약 연장을 포기했고, 강정호는 자유의 몸이 됐다.

선택권은 강정호에게 넘어온 가운데 피츠버그와 재계약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 야구 매체 '팬사이디드'도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9월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도 "강정호에 대한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 해도, 구단과 강정호는 모두 2019년에 함께 뛰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것을 두고 이미 강정호와 교감을 주고 받은 뒤, 새로운 계약을 맺는 데 합의했을 수도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피츠버그로선 550만 달러를 모두 강정호에게 주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정호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보장금액을 최소화하고 출전 경기와 타격 성적에 따른 옵션을 넣은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거나 이미 제시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팬사이디드 역시 "구단과 강정호가 이미 피츠버그에서 뛰기로 합의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에 남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MLB 내에서 강정호의 입지가 넓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음주 운전 적발로 인해 2017시즌은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올해 피츠버그 구단의 노력으로 가까스로 비자를 발급받았으나 왼 손목 수술 때문에 정규시즌 마지막 신시내티 레즈와 3연전에서 여섯 타석에 선 게 전부다. 송재우 위원은 "2년 간의 공백, 부상 경력이 있기 때문에 강정호에게 피츠버그보다 좋은 조건의 계약을 제시할 팀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피츠버그 팀내 상황도 강정호에게 나쁘지 않다. FA가 된 주전 유격수 머서는 피츠버그에 잔류할 수 있다. 하지만 2루수 조시 해리슨은 팀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 시즌 타율 0.277, 1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47을 기록한 주전 3루수 콜린 모란과는 충분히 경쟁해 볼만하다. 송재우 위원은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3루수로 높게 평가했다. 모란을 밀어내지 못하더라도 2루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경쟁을 피할 수 없고, 적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츠버그에 남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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