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저널』 주부 리포터 임선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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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종합 교양 프로그램인 KBS 제1TV 『가정 저널』 (매일 오전 8시30분∼9시25분)은 지난해 초부터 국내 최초로 주부 리포터를 활용, 쌍방 커뮤니케이션의 교과서로 불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많은 기혼 여성들을 일일 리포터 혹은 고정 리포터로 출연시키고 있으며 임선희씨 (31)도 주 1회 꼴로 출연하고 있는 아마추어 방송인이다.
『외국에서는 앵커우먼이나 리포터가 지적 여성의 상징인데 국내에서는 연예인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어요.』
기혼 여성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큼한 용모를 가진 그녀는 8년 전인 지난 81년 대학을 졸업하고 그해 결혼, 7살 된 아들과 3살 된 딸을 둔 주부다.
『대학 졸업 후 잠깐 외국인 회사에서 근무했고 남편이 미국 유학하던 시절에는 여행사·총영사관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어요. TV화면에 얼굴이 나온다니까 처음에는 남편이 굉장히 반대했지요.』
그녀는 주부들을 위한 시간제 근무제가 거의 없는 우리 나라에서 많은 유능한 여성들이 일거리를 못 찾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성들에게 고등 교육까지 시키면서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가정과 사회 모두를 위해서 여성 인력은 충분히 활용돼야 합니다.』 방송을 위해 집을 비우는 날에는 돌아와서 두 배로 열심히 일한다는 그녀는 『항상 활기차고 밝은 엄마가 이끄는 가정을 위해서는 가사 분담에 대한 가족 구성원의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한 주부는 항상 수수한 차림으로 「표시」를 내야 한다는 통념을 거부하는 그녀에게서는 일을 통해서 단련된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건강함과 아름다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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