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모바일TV, 한국이 시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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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제이콥스(사진) 퀄컴 사장이 한국 이동통신 시장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통신의 미래에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한국에 가 보라고 조언한다"며 "한국은 모바일 분야의 신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제이콥스 사장은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을 예로 들었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모바일 TV가 '킬러 어플리케이션(시장을 주도하는 인기서비스)'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것이다. 제이콥스 사장도 한국을 통해 모바일 TV의 사업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퀄컴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TV '미디어 플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와이브로(초고속 무선 인터넷)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평가를 내렸다. HSDPA에 대해 "한국 업체들이 더 큰 주도권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이 기술 개발에 성공한 와이브로에 대해선 "해외 서비스망을 얼마만큼 확보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의 후속 기술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에 대한 로열티는 인하할 방침이 없다고 못박았다.

퀄컴은 CDMA와 WCDMA에 대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단말기 업체들은 제품 가격의 5%에 달하는 로열티를 퀄컴에 낸다. 제이콥스 사장은 "WCDMA도 결국 CDMA의 연속이기 때문에 앞으로 로열티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대해선 "우리가 소프트웨어 정보를 다른 업체와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이콥스 사장은 UC 버클리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0년 퀄컴에 합류했다. 아버지 어윈 제이콥스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세상을 여행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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