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연 새이사장 정일권씨|"반공개념 시대흐름 맞춰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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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북방정책이다, 남북교류다 해서 공산권에 대한 인식이 바꿔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읍니다만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체제의 기반위에서 그런 문제를 추진해야 된다는 신념을 가져야합니다.』
제22대 한국반공연맹이사장에 취임한 정일권 전국회의장(72)은 20일 자유민주주의체제수호를 이같이 강조하면서 『반공이란 개념도 시대조류에 맞추어 자유민주체제수호라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반공연맹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 생각입니까.
『지금까지 반공하면 정부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 기반이 확산되지 못했읍니다. 이제 관치 반공의 굴레를 벗어나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자유민주체제수호운동으로 승화시켜야합니다.
따라서 반공연맹의 명칭도 자유민주총연맹(가칭)으로 바꾸고 이사회에도 학계·경제계·종교계·노동계 등 사회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참여시켜 순수한 민간주도의 자유민주수호 국민운동본부로 탈바꿈시킬 생각입니다.』
-우리사회 일부에서는 이른바 혁신세력이 있어 반공을 거부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의 99%가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있읍니다. 보수다, 혁신이다 해서 사상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자유민주체제를 지켜야한다는 데는 모두 동조하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4백만 반공동지를 1천만 자유민주수호동지로 확대해 기반을 튼튼히 해 나가겠습니다.』
-일부 대학생들이 북쪽의 방송을 듣고 북쪽의 책을 읽고 있는 현실인데 젊은층을 상대로 어떤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입니까.
『북쪽의 인민민주주의와 남쪽의 자유민주주의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일부 젊은이들이 과격한 구호를 부르짖고 벽보를 마음대로 붙일 수 있는 것 자체가 독재체제나 공산체제아래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정 이사장은 주위에서 과거 총리·국회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분이 반공연맹이사장을 맡는 것이 격에 안 맞는다고 만류했지만 자유민주체제수호를 위해서는 그런 문제를 따질 것이 아니라며 흔쾌히 맡았다며 『죽는날까지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같은 뜻을 가진 동지를 규합하고 자유민주체제로의 민족통일을 역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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