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순 북 외상 30일 중국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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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중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23일 밝혔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백남순 외무상이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며 "양국 현안과 지역 문제에 관한 공동 관심 사안을 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외무상의 방중은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베이징(北京) 방문(24~25일)의 뒤를 잇는 것으로, 북.미 고위 당국자들의 잇따른 방중을 통해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된 북핵 6자회담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 대변인은 "백 외무상은 리자오싱 외교부장 외에 중국 지도자들도 면담할 것"이라며 "베이징 방문에 이어 광저우(廣州)도 방문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 외무상의 광저우 방문 배경을 묻는 질문에 "사전 합의에 따른 것으로,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류 대변인은 또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제5차 아시아협력대화(ACD) 기간에 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일 양국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한 갈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외교장관을 포함한 고위급 대화를 일절 중단하고 있다.

한편 북한 노동당의 강관주 대외연락부 부장이 13일부터 일주일간 중국을 방문,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강 부장은 북한의 대남 실세 중 한 명으로 6자회담과 평화협정 문제를 다루는 실무 책임자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당국자는 23일 "강 부장이 공식일정 없이 13~20일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 내 한반도 담당자들을 만났다"며 "그의 이번 방중은 백 외무상의 방중에 대비한 자료수집과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놓고 중국과 사전에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당국자는 "강 부장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정보를 수집해 북한 최고위층에 보고함으로써 백 외무상이 방중에 앞서 판단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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