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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소비자 불만 1위는 “약속과 다른 위약금과 계약해지”

중앙일보

입력

디지털 TV와 스마트폰 보급으로 통신서비스가 늘고 있는 가운데 5일 통신소비자들은 계약해지 및 위약금 등과 관련한 불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포토]

디지털 TV와 스마트폰 보급으로 통신서비스가 늘고 있는 가운데 5일 통신소비자들은 계약해지 및 위약금 등과 관련한 불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포토]

# A씨(65·대구시 중구)는 지난 5월 새로 산 TV를 설치를 위해 유선방송 업체 직원을 불렀다. 이날 방문한 직원은 "새로운 IPTV 상품에 가입하지 않으면 이전처럼 TV를 볼 수 없다"고 했고, A씨는 마지못해 결합상품에 가입했다. 이후 평소 보던 채널이 나오지 않아 해지를 요구했지만, 업체로부터 위약금 수십만원을 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 B씨(33·여·서울시 송파구)는 지난 2016년 통신사 상담원으로부터 결합상품의 일종인 홈IoT서비스를 이용하면 인공지능(AI)스피커를 제공한다는 권유를 받고 서비스를 계약했다. 하지만 계약 후 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데다 이사를 하게 돼 서비스 해지를 신청하니, 위약금을 지급하라는 답을 받았다.

디지털 TV와 스마트폰 보급으로 통신서비스가 늘고 있는 가운데 통신소비자들은 계약해지 및 위약금 등과 관련한 불만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실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최한 통신 소비자 정책 토론회에서 올해 1∼6월 소비자단체 10곳이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한 사례 1만7185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전체 상담 중 통신서비스와 관련한 내용이 72.9%(1만2529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단말기 22.7%, 유료방송 3.6% 순이었다.

상담 사유를 보면 결합상품 상담의 경우 계약해제·위약금(41.8%)과 불이행(20.6%)이 62.4%에 달했다. 통신 단일서비스는 계약해제·위약금(24.4%), 계약불이행(21.8%), 청약철회(13.4%) 등 계약과 관련한 내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단말기는 품질 및 AS 불만과 관련한 상담 내용이 전체의 42.8%로 가장 많았다.

단말기 상담의 51.1%는 이용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통신서비스 및 결합상품은 해지 단계 상담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혜영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본부장은 "통신업체의 계약해지 방어 수단에 대한 부작용으로 소비자들이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합상품 계약 해지 시 위약금 문제를 개선하고, 소비자 중심의 판매 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해지 단계에서는 불완전한 설명이나 계약 시 제공하기로 한 혜택을 주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지만 이들 대부분이 계약서상에 없는 구두상의 약속이다"며 "앞으로는 계약서 표시 제도를 개선하고, 이통사의 대리점 관리 의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알뜰폰의 경우 계약해지 단계 상담이 53.5%로 가장 많았고, 상담 건수의 52.9%는 60대 이상의 연령층이었다.

장은희 기자 jang.eunhe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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