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모스크바 청년축전」내주 초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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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MBC-TV는 지난 85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2차 세계청년학생축전 실황을 담은 북한 TV제작 다큐멘터리를 내주 초에 방영키로 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공산권 최대행사인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북한청년학생들의 활동상황을 중심으로 축전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이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국내 TV를 통해 방영된 적은 없으며 북한이 참여한 국제행사의 방영도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 공산주의 양대 전의조직인 세계민주청년연맹과 국제학생연맹이 조직한 이 대회는 지난 47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1차 대회가 열렸으며 공산권 밖인 빈(59년)과 헬싱키(62년)에서 열린 적도 있다.
대회를 주관하는 양대 기관은 표면상으로는 독립기관이지만 실제로는 소련공산당국제국의 지휘아래 있어 정치 색이 상당히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기간동안에는 영화·연주회·체육회·전시회·관광행사 등과 정치적 토론·세미나 그리고 소련의 특별한 관심사에 대한 군중집회 등이 벌어진다.
오는 7월 1일부터 평양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는 북한은 지난 86년부터 본격적인 대회준비에 들어가 지난해에는 총 부지면적 1백75만평방m, 연건축면적 26만7천평방m의 안골체육촌을 완공했다. 또 15만명 수용규모의 스타디움, 2만명 수용규모의 임원 및 선수용 아파트촌·호텔·극장·서커스공연장·교량·위락시설·공원 등을 건설하고 있다.
이번에 방영될 다큐멘터리는 북한 청년학생들이 소련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반제국주의, 핵무기 철거, 외국주둔군 철수 등 정치적 쟁점을 놓고 각국 참가자들과 차례로 토론을 벌이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MBC에서는 이번 행사에 우리측의 전대협이 공식초청을 받았고 참가방식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견이 맞서고 있는 등 국민적 관심사항인 만큼 그 실체를 알리기 위해 과감하게 방영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56분 분량의 원 필름을 관계기관으로부터 입수했으며 반복되는 장면 등 일부 불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내보낼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북한측의 주장부분도 있는 그대로 소개될 예정이며 도중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말로 보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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