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대 강귀길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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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도 이제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자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고있습니다. 당 간부가 맡던 각급 공장의 책임자도 과학기술자로 교체하고 있으며 과학자의 봉급수준이나 연구비·연구시설이 지금은 형편없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친척방문과 양국 과학기술분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방한한 중국 길림성 연변대 강귀길 교수(59·유기화학)는 이같이 전하고 중국은 이제까지 일본을 배워야할 모범국가로 인정해 왔으나 최근부터는 한국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과학기술분야의 인재양성과 각종 연구소의 설립·육성, 선진과학기술을 과감히 도입한 것 등이 오늘날 과학한국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변대 화학과와 북경대 대학원을 졸업, 57년부터 연변대교수로 있는 강교수는 70년대 초 각종 농작물의 수확량을 20%정도 높일 수 있는 부식산(식물이 썩어서 생긴 유기산)과 마그네슘의 복합비료를 처음으로 개발, 그곳 「민족화보」에 크게 소개될 정도로 명성이 높다. 50여편의 논문과 합판제조용 접착제에 관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연변 화학화공학회 이사장, 길림성 화학회 부이사장, 연변과학기술협회 부회장, 연변과학연구소 명예소장 등 많은 직함도 갖고 있다.
15일 이한에 앞서 강교수는 11일에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연변과학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 화학연구부와의 각종 정보자료교환과 과학기술협력추진을 위한 협의서를 교환했다.
한국과학자와 「부식산의 활용」에 대한 책을 함께 쓰고 싶다는 그는 또 연변의 공장에 한국의 우수한 생산기술을 연계시키는데 관심이 많다고 말하고 앞으로 우리 나라 합판 공장과 신발공장의 기술자를 중국으로 초청, 기술지도를 받기로 했다고 밝히고 한국의 대북한 과학기술교류를 위한 기반조성에 연변대학이 기여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부인은 한인 여성 최초의 고급공정사(기술자)로 현재 연변 원림처(조경사업기관)의 책임자로 있는데 부산출신으로 이번에 함께 내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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