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만든 '밀입국' 게임 논란

미주중앙

입력

샌디에이고의 중학교 학생들이 불법이민자들의 밀입국과 추방을 주제로 한 게임을 과제로 제출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9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오션사이드통합교육구(OUSD) 소속 시저 차베스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불법이민자들의 밀입국을 주제로 한 보드게임을 제작했다.

이는 지난달 초 학생의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보드게임을 제작해 오라는 조별과제를 제시한데서였다.

일명 '추방 시간(Deportation Time)'이라고 이름 붙여진 해당 게임은 보드에 그려진 국경을 넘어 미국 국기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보드에는 패널티 구간인 "국경 경찰에 잡혀 검문소로 가다","구금되다" 등의 문장들이 적혀있다.

특히 게임에서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폭탄 가게(Bomb Shop)에서 폭탄을 사서 국경 장벽을 폭파해야 한다'는 자극적인 규칙도 포함돼있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문제의 학생과 같은 조였던 제이크 헐(12)군은 "처음에 해당 게임을 만들자는 친구를 만류했지만 '국경 넘기(border crossing)'라는 주제로 게임 계획서를 만들어 담임 선생님께 제출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진 데는 담임교사의 태도도 한몫했다. 그는 학생이 제출한 게임 계획서로 게임 제작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과했다.

제이크군의 어머니 데니엘 왓킨슨은 "교사에게는 아이들이 잘못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할 의무가 있다"며 "담임 교사는 학생들의 이러한 행동을 즉각적으로 지적하지 않았고 게임 내용의 실체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교육구측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진화에 나섰다. 줄리 바이텔 OUSD교육감은 "이번 사건에 있어서 교육자들의 책임이 크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에게 불법이민자 사태와 관련 사건들을 교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 측은 담임교사의 신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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