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받는 대우차 출신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크라이슬러코리아에서 일하는 대우자동차 출신 임직원들이 서울 역삼동 본사 앞에 모였다. 오른쪽부터 안영석 부사장, 송재성 부장, 전우택 부장, 김재일 과장.[김형수 기자]

1990년대 세계를 누빈 대우자동차 출신들이 수입차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20여 명이 분기별로 모여 최신 자동차 소식과 마케팅 정보를 교환하고 대우차 시절의 회고도 나눈다. 옛 대우차는 수입차 업계의 최대 인력 풀로 평가받는다.

모임의 수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비서를 지낸 한영철(48) 사장이다. 미 MIT대 금속공학 박사 출신인 그는 대우차 매각 작업을 끝내고 2002년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으로 옮겼다. 2003년에 렉서스의 서울 서초 딜러인 프라임모터스를 창업했다. 해박한 자동차 지식과 유창한 영어, 국제적인 매너로 정평이 있다. 대우차 상품기획팀장 출신인 정재훈씨도 전무로 함께 일한다.

대우차 유럽 수출기지 네덜란드에 근무한 안영석(39) 크라이슬러코리아 이사는 올 초 마케팅.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4년 크라이슬러에 합류한 뒤 기발한 아이디어 등으로 크라이슬러를 수입차 업계 5위에 올려놨다. 안 부사장은 "과거 마케팅 사각지대인 아프리카.중동 수출 시장을 뚫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간사 격인 송재성(37) 크라이슬러 마케팅부장도 대우차 비서실 출신이다. 2000년 대우차 부도 이후 SK네트웍스에서 렉서스 마케팅을 하다가 2003년 크라이슬러로 옮겼다.

이들은 아무래도 대우차 시절 몸에 밴 '맨 몸 돌파력'을 내세우다가 데이터와 분석을 중시하는 외국업체에 적응하느라 어려움도 겪었다. 대우차 해외홍보팀.미국법인에서 일한 전우택 크라이슬러 영업부장은 부도 이후 벤처기업으로 옮겼다. 그러다 2003년 고진모터스에 합류해 다시 자동차로 복귀했고 지난해 크라이슬러로 옮겼다.

허진(41) 아우디코리아 상무는 대우차 미 판매법인 출신이다. 지난해 아우디 본사와 가격 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아우디 돌풍의 주역을 맡았다. 조항삼(44) 혼다코리아 영업팀장은 대우차 루마니아 법인에서 동유럽 시장 개척의 선발대였다. 부도 이전에는 대우자동차판매 홍보실에서 일했다. 이 밖에 폴란드 판매법인 출신 엄진환(41) 닛산코리아 영업부장, 캐나다 판매법인과 딜러 개발 업무를 한 이재준(38) BMW코리아 부장, 헝가리 판매법인 출신 김재일(37) 크라이슬러 기획담당 과장, 수출기획팀에서 일했던 GM코리아 우현(36) 과장, 홍보실 출신인 BMW코리아 박혜영 대리 등이 모임의 면면들이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