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40기KT배왕위전 : 선수를 지키는 최선의 응수를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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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40기KT배왕위전'

<16강전 하이라이트>
○ . 원성진 7단 ● . 이세돌 9단

'죽음의 조'를 다시 살펴보자. 랭킹 5위의 조한승은 6위의 안조영에 지고 6위의 안조영은 10위의 원성진에게 졌다. 또 8위의 조훈현은 15위의 이희성에게 지고 15위의 이희성은 17위의 고근태에게 졌다. 17위의 고근태와 20위의 강동윤은 2위의 이세돌에게 졌다. 이렇게 해서 원성진과 이세돌이 만났는데 그곳이 겨우 16강전이다. 길은 험하고 창검은 번득이는데 도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먼 길을 가야하는 것일까.

장면 1(41~47)=41의 갈라침은 시급하다. 이세돌 9단은 43에 이어 45로 꼬부려 왼쪽 백 모양을 지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46은 선수. 손 빼면 A로 젖혀 흑 전체가 사망한다. 그런데 여기서 이세돌 9단이 47로 슬쩍 붙여 왔다. 가볍게 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책략이 담긴 수. 제대로 받지 못하면 백은 후수를 잡게 된다. 선수와 후수의 차이는 크다. 선수를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응수는 무엇일까.

참고도 1(실패)=백 1로 이으면 흑은 그대로 손 빼 버린다. 백 3 젖혀도 두 점만 희생하고 4로 뻗으면 산다(흑 2-손 뺌).

참고도 2(최선)=백 1로 1선에 붙이는 수가 최선의 응수다. '적의 급소는 나의 급소'라는 격언 그대로다. 흑 2엔 3으로 단수한다. A로 따내면 백 선수. 아무튼 흑은 손 뺄 수 없다.

장면 2(48~53)=실전에서 원성진 7단은 무심코 48로 받았다. 걸려든 것이다. 선수를 잡은 흑은 즉각 손 빼고 상변의 급한 곳으로 달려갔다. 백의 우세는 이로써 절반 이상 사라졌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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