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재 재선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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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20일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돼 총리를 연임할 것이 유력해졌다. 일본에선 최대 여당인 자민당 총재가 통상 총리를 맡아 왔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와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정조회장 등 네명이 총 6백57표(국회의원 3백57표, 지방대의원 3백표)를 놓고 겨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이미 국회의원 표의 60%를 확보하는 등 20일 1차 투표에서 전체의 과반수를 획득해 당선이 예상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국회의원들이 1, 2위 득표자를 놓고 2차 투표를 해 결정한다.

가메이 등 다른 세 후보들은 2차 투표까지 간 후 연대해 고이즈미 총리를 이긴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당선되면 22일까지 새 내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개각의 초점은 경제팀인데,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금융경제재정상은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구조개혁 경제정책에 반대해온 반대세력들은 지금까지 다케나카의 교체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경제가 되살아 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가 좋아진 데다 고이즈미 총리도 "다케나카를 교체하면 개혁정책이 후퇴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유임 전망이 많다.

또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외상의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후임에는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 부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핵심세력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과 야마사키 다쿠(山崎拓)간사장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져 일본 정부.자민당의 권력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다음달 10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11월 9일 총선거를 실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18일 사회보장.고용대책 강화와 재정지출 축소를 골자로 한 1차 공약을 발표하는 한편 다음달 자유당과 통합해 자민당과 맞선다는 전략이어서 일본 정치권이 뜨거운 선거열풍에 휩싸이게 됐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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