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김병현' 2승 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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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초 위기를 넘긴 김병현이 7회 초 다저스의 라파엘 퍼칼을 상대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덴버 AP=연합뉴스]

경기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은 LA 다저스 타자 4명을 상대할 때까지 한 명도 아웃시키지 못했다. 오른쪽 손목의 릴리스 타이밍을 찾지 못해 형편없이 타깃을 벗어나는 공을 던져댔다. 1~3번 타자 내리 볼넷이었고 포수가 잡을 수도 없는 폭투를 3개(기록상으로는 2개)나 던졌다. 볼넷 세 개로 만들어준 무사 만루에서 4번 J D 드루에게 우전적시타까지 맞았다.

그러나 그 타구 때 3루 주자는 홈을 밟았지만 2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계속된 1사 1, 2루의 위기를 삼진과 내야땅볼로 벗어나고 보니 '고작' 1실점이었다. 김병현은 이후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안정을 찾았고 팀 타선이 동점(2회 말), 역전(4회 말)을 시켜주자 신이 나서 더 잘 던졌다.

김병현은 3회 2사 후 제프 켄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부터 6회 1사 후 윌리 아이바에게 중전안타를 맞을 때까지 8명의 타자를 내리 잡아냈다. 업슛과 체인지업, 낮게 제구되는 슬라이더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7이닝 4피안타 1실점, 볼넷 5개로 초반 투구수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완투까지도 기대해 볼 만한 페이스였다.

1회 초 기막힌 홈 송구로 김병현을 도와준 우익수 브래드 하프는 2회 말 동점타에 이어 4회 말 무사 1, 2루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로키스는 5-1로 이겨 최근 2연패를 끊었고 김병현은 시즌 2승1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서재응은 21일 LA 에인절스, 박찬호는 2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 각각 선발 등판한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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