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한 부산 해상호텔 복원 막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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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로 좌초된 부산 해운대의 해상 특급호텔 '페리스 플로텔'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러시아 중고 유람선을 개조해 만든 페리스 플로텔은 현재 60도 가량 기울어져 있다. 내부시설까지 합치면 7천7백t 규모인 이 해상 호텔이 좌초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해상 호텔의 사실상 소유주인 T건설㈜ 측은 "해상 호텔이 해일로 크게 흔들리면서 충격완화용으로 선착장 안벽에 설치한 공기튜브 보호대가 터져 선박이 중심을 잃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태풍 내습 당시 영업을 하지 않고 호텔 직원들을 미리 대피시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없다.

해상 호텔의 복원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우선 복원에 들어갈 자금이 문제다. T건설 관계자는 "선박을 일으켜 세우고 바닷물에 젖은 내부시설을 정비하려면 1백40억원 가량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해상 호텔 개장 당시 들어간 비용(2백억원대)의 절반이 넘는 것이다. 해상 호텔은 보험에도 가입이 안돼 피해보상을 받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소유권 분쟁도 복원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선박 도입대금과 공유수면 점용료 변제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소유권 소송이 발생해 T건설은 아직 법적 소유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 T건설은 "소유권을 인도받지 못한 상태에서 엄청난 돈을 투자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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