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월남전 우려" 여야의원 19명 반대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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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의원 등 민주당 신당파 의원들이 '이라크 추가 파병'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신당파 내 강경론자들이 신중론으로 돌아서 파병과 관련, 신당의 당론 결정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민주당 김근태 의원 등 16명과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서상섭(徐相燮)의원 등을 포함한 여야 의원 19명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전투병 파병 요청을 거부해야 한다"며 "파병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부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라크 전쟁은 이미 내전 상태고, '제2의 월남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며 "전투병 파병은 침략 전쟁을 부인하는 대한민국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파병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 중에는 김근태.김성호.송영길.이미경.오영식 의원 등 민주당 신당파 7명과 김원웅 개혁국민정당 대표 등 친노(親盧)진영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지난번 파병 당시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신당파 내 강경론자인 신기남(辛基南)의원은 "이번엔 국익도 살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같은 강경론자인 천정배(千正培)의원도 "여론 추이도 봐야 하는 등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당파 내 온건파들의 파병 찬성 목소리도 보다 강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남궁석(南宮晳)의원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고려해 파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재건(柳在乾)의원도 "실리를 추구해야 하므로 파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파병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자 신당창당 주비위 측은 "당론은 토론을 거쳐 신중히 결정할 것"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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