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이천수 꿈의 무대 휘젓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 소시에다드가 왜 이천수를 선택했는가에 대한 해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천수는 18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올림피아코스(그리스 리그 1위)와의 챔피언스리그 본선(32강) D조 첫 경기에서 후반 교체출장해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팀의 1-0승리에 기여했다.

수비가 탄탄한 올림피아코스를 맞아 소시에다드의 드누에 감독은 후반을 승부처로 삼았다. 전반 내내 소시에다드의 공격은 올림피아코스의 수비에 막혀 단 한 개의 슈팅을 날리는 데 그치는 등 맥을 못췄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이천수와 지난해 득점 2위(23골) 니하트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드누에 감독은 후반 16분 이천수를 왼쪽, 니하트를 오른쪽 전방에 풀어놓았다. 최전방 가운데에는 코바세비치가 버티고 있었다.

그때부터 소시에다드는 웅크리고 있던 맹수가 먹이를 덮치듯 상대를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천수는 상대 수비를 압도하는 순간 스피드로 왼쪽 영토를 점령해 들어갔다. 올림피아코스는 이천수의 스피드에 흔들렸고 결국 오른쪽 수비수는 퇴출당했다.

드디어 후반 35분 코바세비치가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어 굳게 닫혔던 올림피아코스의 골문을 열었다.

같은 조의 유벤투스(이탈리아)도 홈경기에서 갈라타사라이(터키)를 2-1로 꺾고 첫승을 올렸다.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과 박지성.이영표(이상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 등 다른 태극전사들은 모두 90분 풀타임 출전했지만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팀은 모두 졌다.

A조의 안더레흐트는 원정경기에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에 0-1로, C조의 아인트호벤은 홈에서 AS 모나코(프랑스)에 1-2로 져 남은 경기가 힘들어졌다. B조의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은 적지에서 난적 아스날(잉글랜드)을 3-0으로 대파해 런던을 침묵시켰다.

강인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