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이 우선 인권과 별도로 다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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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외교통상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7년 만에 방한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이 화제다.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가 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한 기차 방문도 언급했다.

아난 총장은 방한 이틀째인 15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 핵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며 "인권이나 여타 문제는 핵문제와 별도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현재의 정체상태를 견뎌내고 회담 재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난 총장은 반 장관과의 비공개 회담 때 남북 정상회담 개최도 희망했다. 반 장관이 남북한 철도 시범운행 계획 등을 설명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기차 타는 것을 좋아하니 그가 기차를 타고 남쪽에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아난 총장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와 관련해 "법적인 요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관례로 볼 때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대 특강에선 1997년 1월 시작된 자신의 임기 중 '가장 힘들었던 일'로 이라크 전쟁을 꼽았다. 최근 유엔 인권이사국에 중국.쿠바 등이 선출돼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인 데 대해 "나라마다 민주화 과정이 다르다. 인권에 문제가 없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옹호했다. 그는 16일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한 뒤 한국을 떠난다.

박승희.박성우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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