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피해액 '루사' 능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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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태풍 매미로 인한 재산 피해가 지난해 루사를 웃돌 전망이다.

중앙재해대책본부가 18일 오후 현재까지 잠정 집계한 피해액은 4조5천6백97억원으로 루사(5조4천6백96억원)에 비해 아직 9천억원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해대책본부의 피해 집계는 다리.도로 등의 공공시설 피해와 주택.비닐하우스 등 생계 차원의 재산 피해만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정부의 보상 대상이 아닌 공장.빌딩.상가.공산품 등의 피해는 제외된 것.

이와 관련, 산업자원부는 18일 산업계 피해액을 9천5백여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여기엔 5백여억원으로 추정되는 부산항 부두 운영사의 크레인 붕괴 피해는 제외된 것이어서 이를 포함할 경우 산업계 피해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루사의 산업계 피해액(2천억원)의 다섯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번 태풍이 산업계에 이처럼 큰 피해를 준 것은 강원 지역에 주로 피해를 줬던 루사와 달리 부산.마산.울산.대구 등 공단.기간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아직 피해 집계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매미의 전체 피해 규모는 루사보다 적게 잡아도 수천억원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18일부터 중앙합동조사단을 부산.대구 등 피해 현장으로 보내 지금까지 집계된 재산 피해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

이기원.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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