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풍영정천 시민 휴식공간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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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주민의 쉼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세요." (ID '명심남')

광주광역시 광산구를 가로지르는 길이 7㎞의 풍영정천을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달라는 제안이 공약은행(유권자들이 지역개선 정책을 제안하도록 531.joins.com에 중앙일보가 개설한 사이버 은행)에 올라왔다. 시민 임형택(46.공인중개사)씨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악취가 풍기는 하천을 친환경적인 공원으로 만들어야 살기좋은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산구는 광주시 면적의 45%를 차지하고 인구도 31만여 명이나 되지만 체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아 공원이 크게 부족하다.

구청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제안에 대체로 찬성하면서도 방안은 다소 다르게 내놓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상갑 예비후보는 "광산구가 다른 구에 비해 개발이 늦어 시민의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며 "풍영정천을 자연 보존.이용.정비 구간으로 나눠 최우선 순위로 개발하면서 수질오염 등 환경훼손을 막는 빗물처리장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갑길 예비후보는 "그동안 도심 개발의 초점을 주택공급에 둔 것이 사실"이라며 "습지를 보존하고 대규모 인공조림을 실시해 친환경적인 시민의 쉼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정비조례'를 제정하고 환경생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직 구청장인 무소속 송병태 후보는 "2007년까지 풍영정천에 대한 종합적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둔치에 습지를 이용한 자연학습장과 인공 개울을 만들어 조류가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민주노동당 이승남 예비후보는 "하천의 생태적 가치와 수질 개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인공형 하천이 아닌 시골의 깨끗한 자연하천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익주 예비후보는 벚나무 등 친환경적인 나무를 많이 심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판세는 열린우리당 이 후보, 민주당 전 후보, 무소속 송 후보의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 후보는 16대 국회의원 시절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으로 있으면서 2002년 지방선거 때 송병태 후보를 지원해 당선시켰다. 그러나 2004년 3월 송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이번에 송 후보는 열린우리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이상갑 후보는 학생운동과 전교조.공무원 노조 등 재야운동권의 변론을 맡으면서 표밭을 다져 왔다. 민주노동당 이승남 후보는 하남산업단지 내 민주노총 회원과 농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구 의원인 김익주 후보는 의원들의 해외연수 관행과 비리를 지적해 출석정지를 당한 경험이 있다.

광주=서형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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