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경제 방해하는 일없어야"|새 경제 팀 이끌 조순 부총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임 조순 부총리는 경제총수로 입각이 결정된 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새벽5시에 일어나 관악산등산을 다녀와 자택에서 두 내외가 조용히 아침을 들며 개각뉴스를 들었다.
그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는 경제제일주의를 앞세워 경제가 정치에 대치되는 현상도 있었지만 지금은 민주화 과정에 그런 일이 되풀이 될 수 없고 따라서 정치와 경제는 맞물려 발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경제총수로 취임하게된 소감은.
『사회가 전환기로 어려울 때 책임을 맡아 부족하지만 온 힘을 기울여 봉사하고자한다. 일생동안 교단에만 서있던 사람으로 행정·실무경험이 없어 애로가 예상되나 각 경제부처에 동료들이 잘 도와주리라 본다. 또 경제란 몇몇 장관이나 관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전체가 움직여 나가는 것이므로 국민의 이해·협조가 있으면 잘되리라 생각된다.』
-부총리로서 우리경제의 당면과제를 어떻게 보는가.
『우리경제는 2년 연속 두 자리 성장에 경상수지혹자도 1백억 달러를 넘어 표면으로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실제 내부를 보면 어려운 점은 많아 여러 장단기 해결과제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꼽는다면 그 동안 성장위주의 경제운영을 해온 결과 형평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고 또 물가안정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사회의 안정, 그리고 국내외에서 경쟁시장체제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특히 대외개방·통상마찰은 계속되는 숙제로 우리 경제가 진정한 국제화를 이루기 위해선 국제사회에서 다른 나라와 협조적이며 우호적인 관계유지가 필요하다.』
-앞으로 경제운용 방향을 어떻게 잡을 생각인가.
『우선 다른 경제 각료들과 협의를 통해 방향을 점차 잡아나가겠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형평·안정 그리고 국내외 경제의 경쟁체질의 도임에 중점을 둬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한가지 덧붙여둘 점은 안정이라면 대부분 물가안정을 생각하나 앞으로의 안정은 경제안정을 비롯해 각 이해집단의 갈등을 조화시킨 사회적 안정이 절실하고 우리경제의 성장도 이런 바탕 위에 추구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6공화국에 들어 사회각부문의 요구가 커지면서 경제부처 내에도 소리가 높아져 정책수행에 이견을 보인 적이 간혹 있었다. 경제팀장으로서 각료들과 조화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큰 전환기를 맞아 조화가 안 된다면 큰일이다. 정책 자체가 수행될 수 없다. 이번에 임명된 다른 각료 분들도 모두 식견이 있고 또 상당수는 전부터 아는 분들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보고있다.』
-6공화국에 들어서는 5공화국과 달리 대통령이 경제문제 전반을 부총리에게 보다 일임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점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부총리가 많은 책임을 져야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과거 권위주의 시대는 경제가 독주, 정치와 대치되는 상황도 있었으나 지금은 민주화 과정에서 따로 분리될 수는 없고 정치·경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야만 전체 나라발전이 이룩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경제와 정치의 논리가 따로 있기 때문에 정치 때문에 경제가 방해를 받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이번 개각을 사전에 통보 받았다는데 경제 팀의 조각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가.
『며칠 전 입각을 통고 받고 결심했다. 나머지 경제각료 진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도로 이해해달라.』 <장성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