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 힘든 창살, 안 찢기는 방충망 … ‘타깃 하드닝’ 공주 원룸촌 “이젠 안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올 6월부터 타깃 하드닝 시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충남 공주시 신관동  원룸촌.

283가구 6000만원 들여 시범사업

이곳은 한때 ‘여성을 대상으로 한 침입 범죄 취약지역’으로 분류됐던 곳이다.

인근에 공주종합버스터미널과 유흥가가 있다. 원룸에 사는 주민의 상당수는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라는 게 공주경찰서의 설명이다.

타깃 하드닝 시범사업이 도입된 주택의 창문에는 알루미늄 형태가 아닌 스테인리스 방범용 창살이 설치돼 있다.

관련기사

이 창살은 기존 알루미늄 창살과 달리 단면이 둥글지 않고 네모나다. 안에는 직경 6㎜ 정도의 강철심을 넣어 절단기에 저항하는 힘인 전단응력이 높다.

휴대용 동관(銅官) 절단기에는 최대 9분 가량 버틴다. 격자 형태(#)로 창살과 창살이 이어져 있어 절단도 힘들다.

방충망은 스테인리스를 사용했다. 웬만한 흉기에 찢기지 않는다. 현장에 동행한 경찰관이 우산 끝으로 방충망을 힘껏쳤지만, 실제 찢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기존 철사 방충망은 3년 정도 지나면 부식되지만, 이 스테인리스 방충망은 특수코팅 처리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체중 100㎏ 성인이 밀어도 버틴다. 또 반지하 원룸 창문 안쪽에는 특수 잠금장치를 설치했다. 외부에서 창문을 15㎝밖에 열지 못하게 하는 장치다.

이 지역에서 원룸 임대업을 하는 김진호(81)씨는 “세입자 모집도 쉽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원룸촌 일대 283가구에 설치돼 있다.

공주시 예산 6000만원이 투입됐다. 한 가구당 21만원꼴이다. 공주시와 공주시의회는 관내 개별 주택에 방범 시설 설치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었다.

육종명 공주경찰서장은 “침입 강·절도 범인이 범행에 소요하는 시간은 10분 미만인 경우가 40%를 차지한다. 10분 이상~30분 미만은 35.9%다”며 “특히 침입을 180초 이상 막으면 범인의 75%가, 300초를 막으면 범인의 90%가 범행을 포기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타깃 하드닝’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주·안산=임명수·김민욱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