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출신 이동진 시인 정치풍자 시집 펴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주(駐) 벨기에 공사와 나이지리아 대사를 지낸 시인 이동진(李東震.58)씨가 역대 대통령을 겨냥해 독설을 쏟은 정치풍자 시집 '개나라의 개나으리들'(해누리)을 출간했다.

제목에서부터 격렬함이 느껴지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원색적으로 역대 대통령들을 비난했다.

'개보다 더한 대통령들'이라는 시에서는 '정치자금 사업자금 평화자금 통치자금/고대 그리스의 궤변철학자들마저 울겠다/개는 개니까 고깃덩어리 하나만 탐냈지/…/그들이 어떻게 얼마나 먹어치웠는지는/…'이라며 권력의 탐욕스러움을 도마에 올렸다.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대통령들이 골고루 비판 대상이 됐다. 90년대 대통령을 비난한 '감히 부덕의 소치라니!'에서는 "부덕의 소치니까 널리 양해하라니/아들이 아무 데나 갈겨 논 똥마저도/아비가 두 손 싹싹 비비며 사과해야 하는가?'라고 썼다.

현직 대통령도 李씨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개혁 행진가곡'이라는 시는 '개혁이란 무엇인가? 신세대는 행복해!/개혁 개혁 말만 해도 온세상이 믿어준다/…/기성세대 타도하고 새나라를 건설하자!/이 밤이 새기 전에 몽땅 몰아내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