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잔류, 盧 발언 엇갈린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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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신당파와 잔류파는 사실상 신당을 지지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오는 20일 독자 교섭단체를 등록키로 한 신당파는 "기본적인 생각이 일치한다"고 환영했다. 신당파는 盧대통령의 발언으로 창당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재정(李在禎)의원은 17일 "盧대통령이 평소 갖고 있었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견해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정치개혁의 기본방향과 필요성을 강조한 盧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신기남(辛基南)의원도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과 나아갈 바에 대한 생각이 같다"고 반겼다. 동시에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서 신당이 盧대통령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경계했다.

반면 중도 잔류파의 통합모임 공동대표인 추미애(秋美愛)의원은 "盧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그동안 부인해 왔던 신당 개입 사실을 시인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신당 개입은 당과 지지세력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구주류 정통모임의 유용태(劉容泰)의원도 "이제부터 신당에 대한 지원을 드러내놓고 하겠다는 것"이라며 "적절치 못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구주류 의원들은 "盧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신당의 호남 공략이 본격화할 것 같다"면서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총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신이 대통령이 될 때와 달리 반성의 마음을 갖는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라며 "그러나 지역주의를 이용해 당선된 사실은 눈감은 채 한나라당에 지역주의 책임이 있는 듯이 말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옳지 못한 자세"라고 반박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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