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다시 만나게 될 것” 2차 정상회담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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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폼페이오 내달 5일 전후 방북할 듯 #트럼프, 중간선거 전 10월 회담 선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곧 있을지(on the horizon)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마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될 것(It’s most likely we will)”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선) 코멘트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들을 취했다고 믿는다(I do believe they have)”며 “나는 그(김정은)를 좋아하며, 그는 나를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북한의) 핵실험을 중단시켰으며, 미사일 실험도 중단시켰다. 일본이 이에 매우 좋아하고 있다(thrilled).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누가 알겠느냐. 지켜볼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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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도 다시 만나게 될 것” 이란 발언은 이달 초에 비해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보다 강력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의 4차 방북 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과 장소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달 5일의 파키스탄 방문을 전후해 방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9월 초 폼페이오 방북→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식에 맞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북→9월 11~13일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개최→9월 14~17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숨가쁜 한반도 외교전이 전개될 공산이 커진 셈이다.

특히 트럼프 미 행정부로선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9·9절을 계기로 또다시 공고한 밀약을 맺기 이전에 북한과 비핵화 관련 1차적 주고받기, 나아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정지작업을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결과에 따라 다음달 18일부터 시작되는 유엔총회 기간에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미국으로선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에 참석해 어떤 발언을 할지 몰라 득보다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핵심 동맹국에 김 위원장 참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내용을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6일) 직전인 10월에 단독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지금 구체적으로 날짜를 잡거나 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첫 번째가 어려운 것이고, 두 번째 정상회담은 양측 필요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개최된다면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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