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축구 최우수선수 김동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김동진(21)이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두 차례의 코너킥을 모두 군동작 없이 깔끔하게 골로 연결하는 모습은 내로라 하는 스트라이커들이 무색할 정도였다.

전반 37분 골키퍼가 나온 상태에서 자칫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위기를 끈질긴 '따라붙기'로 막아낸 장면은 타고난 수비수의 모습이었다.

김동진의 재능과 실력은 일찍부터 축구계에서 인정받았다. 안양공고 재학 시절 청소년대표에 발탁됐고, 졸업 직전인 2000년 말 프로팀 안양 LG에 스카우트됐다. 2002년에는 아시안게임 대표로 활약했고, 지난 3월에는 제1기 코엘류 호에 탑승하기도 했다.

소속팀 안양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전 자리를 꿰찼으며, 공격수가 아닌데도 올시즌 K-리그에서 다섯골을 기록하고 있다.

2001년 오른발 아킬레스건을 크게 다치는 부상을 당했고, 믿고 의지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으며, 2002년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는 쇄골이 부러져 그것으로 시즌을 마감해야 하는 등 크고 작은 시련이 그치지 않았으나 그는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고교 시절 포워드로 뛰었던 김동진의 강점은 넓은 시야와 멀티포지션을 소화해내는 능력, 그리고 끈질김이다. 이날 한.일전에서 보여준 그의 플레이가 꼭 그랬다.

김동진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경기로 확실하게 자신감을 갖게 됐다. 영원히 잊지 못할 날"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김동진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후원사인 올림푸스사로부터 3백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양팀 감독 한마디

▶김호곤 한국팀 감독

좋은 경기 내용이었다. 하지만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한국팀이 밀린 경기였다. K-리그 중간에 소집돼 체력 저하가 두드러진 데다 교체된 선수들이 제 역할을 못했다. 한국팀의 문제는 역시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것이다. 경쟁 체제를 도입해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 일본은 지난 경기에 비해 끈질긴 면모를 보여줬다.

▶야마모토 일본팀 감독

비록 졌지만 많은 것을 얻은 한 판이었다. 경기 시작 후 20분간 한국의 강한 압박에 제 플레이를 못했고 그때 잃은 두 골이 승패를 좌우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일본 특유의 빠른 플레이가 살아나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한국과 일본 같은 아시아의 최강팀은 자주 만나 경기를 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