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강동희 “스타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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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0년대 한국남자농구를 이끌어 갈 「떠오르는 해」강동희 (중앙대3년·1m81cm)가 대학농구계를 강타하며 활짝 만개하고 있다.
대학농구 최고의 테크니션인 강동희는 대학 챔피언 중앙대의 리더로 앞으로 국가대표팀에서 허재와 함께 황금콤비를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동희는 이충희(현대) 허재(기아)의 대를 이를 슈퍼스타로 서울올림픽에서 참패해 침체에 빠진 한국남자농구에 신선한 새바람을 몰고 올 선두주자로 꼽히고있는 것.
그의 최대 강점은 절묘한 볼컨트롤.
비교적 단신이지만 뛰어난 탄력을 바탕으로 리바운드볼을 잡아낸 뒤 마치 미꾸라지가 빠지듯 상대선수 틈을 헤치며 절묘한 어시스트로 득점을 가능케 하는 테크닉은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이번 추계대학연맹전에서는 볼컨트롤과 함께 단신의 핸디캡을 커버하는 60%이상의 엄청난 야투율로 매게임 평균 30점대의 높은 득점을 올리는 슈팅력을 과시, 주가를 높여왔다.
그는 여러면에서 허재와 비교되고 있다.
허재와 유사한 점은 시야가 넓고 볼센스가 뛰어나 속공을 펼치면서도 찬스 포착이 빠른점. 허재는 힘으로 치고 들어가는 박진감 있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반면 강은 순발력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헤치고 나가 팀 공헌도가 더 높다는 평을 듣고 있다.
허재의 화려한 플레이는 관중들의 매력포인트가 되지만 간혹 갈 풀려가는 게임을 망치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강은 철저한 팀플레이에 윤활유 역할을 해 팀 입장에서는 절대적인 선수.
또 허재가 초·중·고교 및 대학을 거치면서 시종 우승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반면 강은 대학에 들어와서야 뒤늦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현대의 정광석 감독은 『현재 대학선수중에는 강동희를 마크해낼 만한 선수가 없다. 특히 스피드를 이용한 속공돌파에서의 유연한 드리블은 허재의 수준도 넘어선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충희의 초·중·고 후배인 강동희가 볼을 만지기 시작한 것은 9년 선배인 이충희가 거쳐간 인천 송림국교 4년때부터. 학교 탈의실에 「이충희용」이라고 쓰여진 옷걸이를 사용하며 스타의 꿈을 키워온 그는 인천 송도고 1년때 당시 용산고 허재의 전담 마크선수로 기용되면서 농구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학진학당시 중앙대·고려대의 치열한 스카웃 대상이 되기도 한 강동희는 대학1년때부터 선배인 허재·김유택과 함께 「중앙대 돌풍」의 트리오로 활약했다.
벌써부터 삼성·현대·기아등 실업 3개팀의 입단 유혹을 받고있는 강동희는 오는 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 대비, 대폭 개편될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주전가드 「1번 순위」라는 것이 농구인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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