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성·영표의 귀환 … '믿는다, 태극 듀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신형 엔진'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초롱이' 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8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2005~2006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이영표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1-2패)에 출전해 후반 33분까지 뛰었고, 팀 내 최고인 평점 8점을 받았다. 가벼운 발목 부상을 당한 박지성은 찰턴 어슬래틱과의 최종전(4-0승)에 출전하지 않았다. 한국인 1, 2호로 나란히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과 이영표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뛰는 거칠고 험한 리그에 무사히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7월 맨U에 입단한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34경기에 출전, 1골.6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주전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초반 쉽지 않은 적응기를 거쳐야 했던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칼링컵 버밍엄시티 전에서 잉글랜드 진출 첫 골을 터뜨리며 자신감을 찾았다. 이후 '산소 탱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기동력과 성실함으로 인정을 받았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내는 그의 움직임은 '그동안 맨U에 존재하지 않았던 플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라이언 긱스의 뒤를 이어 왼쪽 미드필더 자리를 확고히 하려면 득점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영표는 지난해 9월 10일 리버풀과의 데뷔전(0-0)에서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돼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포백의 왼쪽 수비수로 일찌감치 주전을 확보한 이영표는 특유의 재치있는 플레이로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마틴 욜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짤 때 이영표의 이름을 가장 먼저 적는다"고 할 정도다. 그렇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체력 고갈을 드러냈고, 과감한 플레이가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이영표는 31경기에서 도움 1개를 기록했다.

이영표는 9일, 박지성은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14일 독일월드컵 대표팀 소집 훈련을 시작한다. 대표팀 소집일은 애초 15일에서 14일 오전 11시로 하루 당겨졌다. 아드보카트호에서 두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경기 템포가 엄청나게 빠른 프리미어리그에서 세계 톱 클래스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들의 대표팀 합류는 전체 전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뛰게 될 박지성은 한국팀 공격의 핵이다. 이영표는 왼쪽 윙백이 주 포지션이지만 상황에 따라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한 명씩 프리미어리그 주전 선수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점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