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도 북한도 불가마 … 노동신문 “고온과 투쟁 벌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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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폭염 신기록을 연일 경신 중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겼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도 북부 지역인 자강도 만포시의 수은주가 40.5도를 가리킨 것이 대표적이다. 평양도 불가마다.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평양의 기온이 37.8도라고 전하며 “기상 관측 아래 당일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개성은 37.9도, 황해도 해주는 37.8도까지 올랐다.

평양 37.8도 신기록 … 가뭄도 겹쳐 #정권 70주년 앞둔 김정은 고민

노동신문은 이날 “동해안 지역에서는 7월 15일부터, 7월 하순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으로 높아져 그 정도와 지속 기일에서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 이래 가장 심한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내용의 전문가 기고도 실었다.

북한 당국도 폭염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가뭄 걱정까지 겹쳤다. 노동신문이 2일자 1면에 ‘온 나라가 떨쳐나 고온과 가물(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리자’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한 배경이다. 사설은 “이번 고온 현상은 예년에 볼 수 없던 최대의 자연재해”라고 썼다. 당장 다음달 9일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정권수립 70주년을 평창 겨울올림픽과 함께 “민족의 대경사”라고 표현했기에 북한 당국으로서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경제 성과가 기다려지는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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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은 이에 주민들을 향해 노동신문을 통해 “고온·가물과의 전투에서 내일이란 있을 수 없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전투 태세’를 주문하고 나섰다. 신문은 이와 함께 전국 각지의 물관리 및 양수설비 점검 보수, 병해충 피해 대책 등 모범 사례도 4면 전면을 할애해 상세히 전했다.

북측의 폭염과 가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북한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앞으로도 여러 날 동안 전반적 지역에서 고온현상이 계속될 것이 예견된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폭염으로 어려운 건 남북한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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