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귀환?…6개월 만에 코스피 순매수로 돌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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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81포인트(0.51%) 오른 2,307.07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81포인트(0.51%) 오른 2,307.07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외국인이 돌아온 것일까. 1일 코스피ㆍ코스닥이 동반 상승했다. 외국인의 매수세 덕이다.

1일 코스피, 보름만에 2300선 회복 #코스닥도 외국인 가세로 상승마감 #시장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 일러"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81포인트(0.51%) 오른 2307.07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처음으로 2300선을 다시 밟았다. 1744억원 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은 외국인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코스닥 시장도 오랫만에 매수에 나선 외국인 덕에 전날보다 14.73포인트(1.90%) 오른 790.2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으로 ‘사자’로 돌아섰다.

 한국 주식 시장에서 발을 빼는 듯했던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다시 돌아오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73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1조9756억원) 이후 6개월만이다.

 외국인은 미국의 정책금리 상승 우려가 높아졌던 지난 2월에 1조5611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을 시작으로 5개월 연속 한국 주식을 내던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꾸준히 사들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상반기 33조원의 원화 채권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채권을 사들이며 주식을 던진 것은 달러화 강세와 미ㆍ중무역 전쟁의 우려, 한국 기업의 실적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한 데 주요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와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달러 강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을 비판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둔화한 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주춤해진 데다가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불안 심리에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던 것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만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32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2885억원)와 LG이노텍(418억원), 삼성전기(1233억원), 우리은행(1056억원) 등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종목을 사들였다.

 그렇지만 이런 흐름을 외국인의 귀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시장의 목소리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갈등이나 달러 강세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언제든 시장의 불안감은 커질 수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추세라고 볼 수 있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1.9원 떨어진 달러당 112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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