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전 난입 록그룹, 풀려나자마자 다시 체포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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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경기장에 난입한 페미니즘 록그룹 '푸시 라이엇' 소속 멤버 4명이 30일(현지시각) 모스크바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체포됐다. [REUTERS=연합뉴스]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경기장에 난입한 페미니즘 록그룹 '푸시 라이엇' 소속 멤버 4명이 30일(현지시각) 모스크바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체포됐다. [REUTERS=연합뉴스]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크로아티아 간 결승전에서 경기장에 난입한 현지 페미니즘 록그룹 소속 회원 4명이 교도소에서 풀려나자마자 다시 체포됐다.

30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로 유명한 ‘푸시 라이엇’ 소속 멤버 4명은 ‘공식 스포츠 대회 관람객 행동 규칙’ 위반 혐의로 15일간 구류됐다 풀려났다.

밝은 얼굴로 모스크바 교도소를 나오던 이들은 자신들을 기다리던 경찰들을 보고는 갑자기 표정이 굳었다. 한 멤버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경찰 호송차에 올랐고, 다른 한 멤버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억지로 버스에 올랐다.

푸시 라이엇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이들은 사전 예고 없이 집회를 연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그러나 트위터에 “다시 체포될 때 올랴의 표정”이라며 당황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스스로 공개하는 등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체포될 당시 당황한 멤버 표정을 담은 사진을 올린 푸시 라이엇. [사진 푸시 라이엇 공식 트위터]

체포될 당시 당황한 멤버 표정을 담은 사진을 올린 푸시 라이엇. [사진 푸시 라이엇 공식 트위터]

앞서 푸시 라이엇 회원 여성 3명과 남성 1명은 지난 15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컵 결승전 프랑스-크로아티아 간 경기 후반전 초반에 경찰 제복을 입고 경기장에 난입했다. 이 소동으로 약 1분간 중단됐던 경기는 장내가 정리되면서 재개됐으나 경기 흐름에는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

푸시 라이엇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범 석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발언 자유 보장, 시위 참가자 불법 체포 주단, 정치 경쟁 허용 등을 촉구하기 위해 이 같은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하모브니 구역 법원은 16일 이들에게 15일간의 구류 처분과 향후 3년 동안 러시아 내에서 치러지는 공식 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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