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월드컵 누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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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현대자동차는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에서 '2006 독일월드컵'에 사용될 공식 차량 1250여 대를 월드컵 준비위원회에 전달했다. 경기장 앞에 에쿠스와 뉴그랜저·쏘나타 등 승용차와 32개국 선수단이 탈 대형버스가 늘어서 있다.

6월 독일 월드컵에 참가하는 각국 대표팀 축구 스타들과 국빈급 유명인사, 행사 관계자들은 모두 '현대(HYUNDAI)'마크를 새긴 자동차를 타게 된다.

독일 월드컵 자동차 부문 독점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개막을 한 달여 앞둔 5일 현지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회 운영에 쓰일 공식차량을 독일월드컵조직위원회에 전달하는 행사를 했다.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월드컵조직위원장과 호르스트 슈미트 독일 축구협회 사무총장, 현대차 해외마케팅사업부 이수길 상무 등이 참석했다. 월드컵 행사에는 공식차량만 타야 한다.

현대차는 월드컵 기간에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 귀빈이 탈 에쿠스를 비롯해 뉴그랜저.쏘나타.싼타페.트라제 등 승용.승합차 7개 모델 약 1000대와 버스 250대, 투싼 수소연료전지 차량 두 대 등 총 1250여 대를 지원한다. 현대차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FIFA에 지원한 차량 1053대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버스는 32개 본선 진출국 대표팀과 각국 기자단, 대회 진행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이 이용한다. 버스 한 대 가격을 1억원, 승용차 평균 가격을 3000만원으로 치면 총 600억원 규모다.

월드컵 공식 차량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만 해도 미 GM 계열의 오펠 브랜드였으나 이후 오펠이 자체 사정으로 이 지위를 자진 반납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와 치열한 경합 끝에 자동차 후원업체로 선정됐다. 후원업체 자격은 후원금을 더 많이 써낸 곳에 돌아간다. 현대차는 지난 3월 2007~2014년 FIFA 주관 전 대회를 협찬하는 계약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월드컵에 두 번 더 차량을 단독 지원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고.선전 효과를 감안하면 이번 월드컵에서 몇 조원의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 때 전 경기에 현대 광고판을 설치해 전 세계 TV 중계를 통한 브랜드 노출 효과를 기대한다. 아울러 경기장 내 차량 전시, 고객 대상 프로모션, 유력 인사나 기자단 초청 시승행사 같은 마케팅 활동도 하기로 했다. 통상 월드컵 지원 차량은 대회가 끝나면 현지 렌터카 용도나 중고차로 전량 매각된다.

현대차는 이날 월드컵 차량 전달식을 정몽구 회장 또는 김동진 총괄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 예정이었으나 비자금 수사 등으로 인해 행사 규모를 줄였다. FIFA는 지난달 현대차에 공문을 보내 "현대차 사태를 우려한다. 문제가 신속히 마무리돼 현대차와 함께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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