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두들겨 맞더라도 맞대응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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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특히 "설령 두들겨 맞더라도 민간인과 맞대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수도군단 병력은 4일 오전 4시30분쯤 자신의 부대를 출발해 오전 6시~6시30분 사이에 평택시 팽성읍 근처에 도착했다. 'Y(용산)-지원계획'이란 이름으로 이뤄진 이 작전에는 수도군단의 지휘를 받는 1개 연대, ○○사단 소속 1개 연대 일부 등 철조망 설치 지원 병력, 700 특공연대의 경계병력 2400명과 철조망을 설치할 야전공병단 병력 600명이 참가했다. 군 당국은 이들 병력을 부대단위로 지정해 투입했으며 2주가량 사전 교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전체 병력을 A코스(팽성읍 내리 쪽), B코스(도두리 쪽), C코스(신대리 쪽)로 나눠 접근시켰다. 각자 철조망을 설치할 지역으로 구분한 것이다. 이들은 오전 6시30분 팽성읍 인근 지역을 출발, 오전 7시15분쯤 철조망을 설치할 공사 지역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병력은 경찰이 미리 확보해놓은 육로를 이용해 100여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인접지역까지 간 다음 도보를 이용해 코스별로 신속히 이동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지 이전.확장을 반대하는 단체와 주민들이 육로를 점거할 것에 대비해 경찰이 미리 통로를 확보함으로써 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철조망을 설치할 철봉을 박는 데 필요한 일부 장비와 지휘용 차량은 안성천에 설치한 '문교(소형 선박을 이용한 부교)'를 이용해 도하했다.

현장에 도착한 병력들은 오전 7시30분부터 UH-60 블랙호크 헬기 15대에서 투하된 철조망과 지주용 철봉을 수거해 철조망 설치작업에 들어갔다. 전체 29㎞ 길이의 철조망을 설치하는 공사를 해가 지기 전에 모두 완료해야 했다.

군 당국은 철조망 설치 작업을 맡은 공병과 이를 지원하는 보병에게는 주황색 체육복을 입게 했다. 또 경계를 맡은 보병은 얼룩무늬 군복 차림에 두툼한 배낭을 멨으며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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