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살 미화’ 발언에 “막말·노이즈 마케팅”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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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미국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 대한 국내 추모 분위기를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잔혹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반발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수많은 막말의 어록을 남긴 홍 전 대표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촌철살인 어록의 정치인 노 의원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자살을 미화하는 사회 풍토가 비정상’이라며 막말을 하나 더 얹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그 누구도 노 의원의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마음 아파했을 뿐”이라며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홍 전 대표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역시 이날 오전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홍 전 대표가 미국에서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예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한 삶을 반추하면 그의 죽음을 그의 죽음을 비통해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이 당은 달라도 동시대 정치인의 태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죽음을 미화한다는니 그런 건 정상사회가 아니라느니 훈계조로 언급하는 것은 한 번도 약자와 소외된 사람을 위해 살아보지 못하거나 그런 가치관조차 갖지 못한 사람이 갖는 콤플렉스에 불과하다”며 “타국에서 잔혹한 노이즈 마케팅이나 벌이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자중자애하라”고 말했다.

전날 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며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회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죽 답답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일견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자살은 생명에 대한 또 다른 범죄다.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자살은 그래서 더욱 잘못된 선택”이라며 “아울러 그러한 자살을 미화하는 잘못된 풍토도 이제 고쳐져야 한다”고 적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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