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홈런왕 경쟁, 판도가 확 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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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 프로야구 홈런왕 경쟁은 이제부터다.

올 시즌 홈런왕은 최근 2시즌 연속 홈런 1위를 차지한 최정(31·SK)이 유력해 보였다. 최정은 지난 17일 NC전에서 KBO리그 중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흘 후 롯데전에서 31번째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1위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지난 24일 두산전에서 4회 홈으로 뛰다가 허벅지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왼쪽 허벅지 앞쪽 근육 손상으로 3주 진단을 받게 됐다. 8월 17일부터 시작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약 20경기를 못 나오게 되는 것이다.

두산 김재환. [중앙포토]

두산 김재환. [중앙포토]

이제 최정을 뒤쫓던 거포들이 단독 홈런 1위를 탈환할 기세다. 김재환(30·두산)은 31홈런으로 최정과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최정의 팀 동료인 제이미 로맥(33·SK)도 1위 경쟁자다. 25~26일 이틀 연속 두산을 상대로 30호, 31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어느새 최정, 김재환, 로맥이 홈런 공동 1위가 됐다.

여기에 왕년의 홈런왕 박병호(32·넥센)까지 가세했다. 박병호는 지난 22일 NC전, 24~26일 KT전 등 연속 4경기에서 5홈런을 몰아쳤다. 4경기 연속 홈런은 개인 최다 타이기록이다. 박병호의 4경기 연속 홈런은 모두 6차례 있었다.

어느새 박병호는 25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한동민(SK)·멜 로하스 주니어(KT) 등과 함께 홈런 공동 4위에 올라있다. 1위와 6개나 차이가 나지만, 박병호라면 순식간에 뛰어넘을 수 있다.

넥센 박병호. [중앙포토]

넥센 박병호. [중앙포토]

박병호는 2012~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특히 2014~15년에는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올해는 종아리 부상으로 7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40여경기를 빠졌지만 여전한 파워로 홈런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넥센은 42경기가 남아있다. 박병호의 몰아치기라면 홈런 1위 탈환도 가능하다.

한동민과 로하스도 홈런 페이스도 꾸준해서 잠재적인 홈런왕 경쟁자로 꼽힌다. 하지만 홈런왕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 휴식기(8월 17일~9월 3일)가 복병이 될 수 있다. 18일 동안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어서 휴식기 이후에 홈런왕 구도가 또 뒤집힐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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