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개발 추진 중이온입자 가속기|버클리 연서 과지원에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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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중이온입자 가속기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은 미국캘리포니아대학 로런스버클리연구소와 공동으로 한미 양쪽학계에서 동시에 중이온입자 가속기를 개발키 위해 우선 26일 제1회 중이온입자 가속기 국제 심포지엄을 과학기술원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다.
가속기과학의 선구적인 로런스버클리연구소는 최근 이 가속기를 건설키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버클리 연구소 베발락생의학 연구실장 주동일 박사 등을 통해 과학기술원에 전달, 공동연구를 통해 설치경비를 각각 절약하고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자고 제의했다. 과학기술원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소요경비는「리브라」(LIBRA)라고 불리는 가속기장치 자체에 2천7백만 달러(약1백90억원), 건물을 포함한 부대시설비에 3천만달러(약2백10억원)등 5천7백만 달러(약4백10억원)로 예상되지만 공동연구를 할 경우 가속기장치에 1천9백만달러(약1백33억원)가 예상되며 부대시설건설과 일부 개발기술이 국내 기술진으로 충당될 수 있어 우리나라의 경우 약4천만달러(약2백8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 1백30억원 정도가 절약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 같은 예산은 민간연구소 단독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워 정부의 지원이나 민간기업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과학기술원 측은 밝혔다.
중이온입자 가속기는 가벼운 수소원자로부터 지금까지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가속이 불가능했던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까지 다양한 원소의 원자핵에서 마이너스로 대전한 전자를 떼어내고 플러스로 대전한 중이온을 가속해 각 학문분야에서 활용하려는 장치. 지금까지는 네온정도의 중에너지 가속장치는 있었으나 그 이상 무거운 원소의 이온입자 가속기는 드물어 세계각국은 이의 건설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는 93년 리브라를 건설할 계획이고 일본도 93년까지 중이온입자 가속기「하이맥」(HIMAC)을 건설하며 서독·프랑스·소련 등도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거대입자 가속기는 물질의 본질, 우주의 생성원리를 밝히려는 것으로 현재 미 국립페르미연구소의 1조 전자 볼트 짜리 테바트론을 비롯, 세계에 11기가 있으나 비용이 너무 엄청나게든다.
이에 반해 중이온입자 가속기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들고 핵물리학이나 의학·생물학·공학 등 실용과학에 이용되는 것.
이 가속기의 개발운용으로 고진공·강자장·자동제어·방사선 등의 기술축적을 하고 중이온으로 암 치료를 할 경우 병소만을 국소 파괴할 수 있어 MRI(자기공명 단층촬영장치)·X선·CT스캐너·SPECT(단 광자방출형 단층촬영)등에 응용된다.
한편 심포지엄에서는 조장희(과학기술원)·주동일 박사 등 한국학자와「토머스·버딘저」「제이콥·패브리칸트」「호세·알론소」박사 등 미국학자들이 주제발표를 한다.(오전 9시∼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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