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송산리 고분 개로 왕 가묘로 추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공주 송산리 백제고분지역에서 한성 백제 때의 무덤양식인 적석분의 유구가 발견되어 고고학 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산리 고분군을 발굴하고 있는 문공부문화재연구소 송산리고분조사단(단장 조유전)은 고분군 내 무령왕릉 뒤 고분군정상부의 추정 고분지역 탐색시굴조사에서 동서길이 15·5m, 남북길이 15m, 높이 1·5∼2·5m의 정방형 석축면을 찾아냈다.
조사단은 계속된 발굴에서 이 석축면 위에 다시 사방 11·4m의 높이 40cm정도인 석축이 놓여있음도 확인했다.
14일 현장에 내려간 김원룡 박사 등 고고학자들은 이 석축이 2단으로 된 무덤의 밑 부분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는 서울 석촌동에서 발굴된 백제초기 무덤과 유사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학자들은 공주시대 백제무덤양식이 무령왕릉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축분이었다고 생각되었는데 이번 발표로 공주초기에는 한성백제의 무덤구조가 공주로 이어져왔음을 이 무덤을 통해 알게되었다고 말했다.
발굴지역에서는 석축만 발견되었고 내부에서 시신을 확인할 있는 유구나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다.
학자들은 이 무덤을 외형상으로 보아 가묘 내지 허묘일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있다. 외형상 거대한 분묘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이 무덤은 가묘라고 할 때 여러 가지 추정을 가능케 한다.
백제는 고구려와의 세력다툼에서 밀려 475년 한성을 떠나 공주로 도읍을 옮긴다. 고구려 장수왕이 백제 개로왕을 죽이고 한성을 차지하고 백제 문주왕은 공주로 천도한다.
문주왕이 공주로 옮겨오면서 개로왕의 가묘를 썼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발굴된 무덤이 바로 그 가묘일 수도 있다.
공주에서의 백제는 동성왕 때 와서 안정되며 그때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져 무령왕릉은 중국 양 나라 무덤양식인 전축분이 되는데 그 이전에는 한성백제의 무덤양식인 적석분이 변형되면서 이어져 왔다는 것이 이번 송산리 고분을 보는 학자들의 추정이다.

<임 재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